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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만한 건강정보

공황장애 후기① | 나도 혹시 공황장애? | 불안장애랑 어떻게 다를까? | 공황장애 자가진단

by 건강밋 2025.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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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 의 Ivan Aleksic

 

오늘은 제 경험담을 좀 나누려고 해요.

공황장애인지 불안장애인지 모르지만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갑자기가 아닐지도)

불편한 증상과 알 수 없는 공포감에 대한 얘기에요.

 

2년 전 2023년 초였어요.

연초 내내 분노와 답답함에 휩싸여 있었고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했고 잘 낫지 않았어요.

어깨에 생긴 염증도, 어쩌다 걸린 감기도 낫질 않았고

기침은 점점 심해져 갈비뼈 근막까지 염증이 번졌죠.

어느 날 숨이 고르게 쉬어지지 않는 걸 느꼈어요.

맥박의 간격도 고르지 않았고 1분에 60회를 넘지 않았어요.

숨이 막혀서 잠을 잘 수 없었고 

들이쉬고 내쉬기만 하면 되는데 숨을

어떻게 쉬는지 몰라 자다가 죽을 것 같은 공포감에 시달렸죠.

 

 

Unsplash 의 Jeremy Thomas

 

심장내과를 찾아갔고 부정맥 진단을 받았지만

심장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고 했어요.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고 있는데 정신적인 문제나

등등의 다른 문제로 비정상적인 작동을 같이 하고 있다고요.

잘 자라고, 신경안정제를 처방 받았습니다.

 

그리고 매우 바빴고 새벽까지 일을 하다가

거의 밤을 샌 채로 홍콩에 여행갔다 돌아온

5월 30일 밤 집에서 갑자기 휘청하면서 블랙아웃을 겪었어요.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죠.

 

다음 날 5월 31일 출근 지하철 안.

멀쩡하게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는데 식은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머리가 아프고 온몸의 구멍이 열리는 느낌이었어요.

온몸이 떨리고 토할 것 같고 배가 아프고

어지럽고 설사라도 할 것 같고 안내리면 끝장이야!!!

 

 

언스플래쉬

 

 

한 정거장만 더 가면 되는데 일단 내렸습니다.

사람이 꽉 찬 지하철을 보기만 해도 몸이 떨리는 공포감이 몰려왔어요.

도저히 다시 탈 자신이 없어서 하염없이 지하철을 보내다가

1시간 만에 겨우 타고 회사에 도착했습니다.

그냥 잠깐 그런 건 줄 알았어요.

피곤하고 그동안 좀 마음 고생을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요.

 

다음 날, 같은 증상은 아니었지만 전날 아프기 시작했던 역에

가까워지자 불안초초하고 미칠 것 같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허겁지겁 지하철에서 내려서 다시 1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지러움이 시작됐습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어지러움이었어요.

아 나도 그런 적 있어, 핑 돈 적 있어가 아니라

360도 도는 놀이기구를 계속 하루종일 타고 있는 느낌에

뇌가 두피와 분리된 느낌이었어요.

 

신기한 건 횡단보도에서 그 증상이 더 심해졌다는 건데

횡단보도를 보기만 해도 졸도 직전의 상태가 된다는 겁니다.

횡단보도 건너는 게 무서워서 두 번 세 번 신호를 보내고도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하면 기절할 것 같은 공포감에 휩싸여

얼마나 정신을 부여잡고 건넜는지 몰라요.

한 걸음 두 걸음 1초씩은 걸리고 지하철 광고판을 지날 때면

뭔가에 떠밀려 자꾸 쓰러지려는 시츄에이션.

결국 한 달 재택을 합니다, 제대로 걸을 수가 없고

횡단보도를 못 건너는 상태가 되어 버렸거든요.

 

 

여기서 잠깐!! 공황장애와 범불안장애 자가진단 체크리스트입니다.

저는 체크해 보니까 당시 있었던 공황장애 증상이 9개 정도, 불안장애 증상이 3개 정도 되네요.

차이를 보자면 공황장애는 "갑자기 몰려오는 강한 신체반응과 공포" 중심,

범불안장애는 "끊이지 않는 광범위한 걱정과 긴장" 중심이라고 하네요.

📝 공황장애 · 범불안장애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DSM-5 기반)

최근 6개월 이내, 아래 항목에 대해 스스로 체크해보세요.

1. 공황장애(Panic Disorder) 체크리스트

아래 중 4개 이상 해당된다면 공황장애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심한 두근거림을 느낀다
  • 숨이 가쁘거나 답답해서 호흡이 어렵다
  • 가슴에 통증이나 답답함을 느낀다
  • 어지럽거나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손이나 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이상하다
  • 심한 식은땀이 나거나 몸이 떨린다
  • 메스꺼움이나 복부 불편감을 느낀다
  •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이 든다
  • 미칠 것 같거나 통제력을 잃을 것 같아 두렵다
  • 현실감이 없거나, 내가 내 몸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이게 진짜 신기한데요, 일상생활이 가능할 때 이런 느낌을 종종 받았거든요? 현실감이 없는 게, 내가 바지를 안 입고 나온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거나(분명히 당연히 입고 있음), 분명히 지하철역에 서 있긴 한데 이게 실제하는 게 아닌 것 같은 기분, 멀쩡한 팔목을 보면서 이게 누구꺼? 하는 기분 혹은 해골처럼 보이는 기분
  • 갑작스런 발작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 발작이 또 올까봐 지속적으로 불안하다
  • 발작을 두려워해 외출이나 활동을 피하게 된다

 

2. 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 GAD) 체크리스트

아래 중 3개 이상 해당되고, 6개월 이상 지속되었다면 범불안장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매일 다양한 일(직장, 가족, 건강 등)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한다
  • 걱정을 스스로 멈추거나 조절하기 어렵다
  • 긴장이 심하고 안절부절 못한다
  • 쉽게 피로하거나 에너지가 빨리 소진된다
  • 집중이 어렵거나 멍해지는 느낌이 자주 든다
  • 짜증이 늘어나고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 근육이 자주 긴장되거나 뻣뻣하다
  •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다 (잠이 잘 안 오거나 자주 깬다)

 

※DSM-5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5th Edition),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참고: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의학 교과서》, 대한불안의학회 안내 자료. 자가진단은 참고용으로만 활용해 주세요.

 

 


 

오늘은 여기까지.

너무 길어져서 다음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할게요.

이제 괜찮냐고 물으신다면, 네 괜찮은 편이에요.

뭔가 체력이 많이 약해졌고 어지럼증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이정도면 아주 괜찮아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회사도 아니고 놀러도 다니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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